다섯 아이를 키우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정의 경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중년입니다.
자녀가 다섯이긴 하지만 재혼가정인지라
큰 애들하고 작은 애들하고 성이 다르고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네요.
그간 이런저런 고생도 생활고도 겪어보긴 했지만
큰 아이들 2명이 대학생이고
올 해 셋째가 또 대학에 들어갑니다.
꼬맹이 둘이 아직은 어려서
혼자서 일 하는 외벌이라 감당하기가 쉽진 않네요.
한 때는 제 사업도 하고
남들 못지않게 벌어도 봤지만,
부도와 직원의 횡령으로 인해
현재는 빚만 4~5억대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가진 기술(정육)이 있기에
꾸준하게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고는 있으나
점점 조여드는 부채의 압박과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과
계속해서 미뤄지는 공과금 고지서와 독촉장들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네요.
재혼 가정의 부모된 입장에서
남들보다 더 신경 써주고 상처 없이 키우려고 노력하는 애비의 마음과 다르게
현실은 그리 만만하지 않더라구요.
오늘 셋째가 합격한 경희대학교에 갔다왔네요.
운동(양궁)을 하는 아이라 준비 해줄게 너무 많은데
기숙사에 짐을 풀어주고 나오면서
다른 동급생과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무엇 하나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아들을 보며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
중, 고등학교때는 유망주 소리도 들을 만큼 잘했고,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딸 정도로 실력은 좋았으나
지금은 활도, 화살 하나도,
심지어 보호구 하나도 제것이 없이
누군가가 쓰던 낡은 장비를 써야 한다는 것이
한 피를 섞지 않은 아들이지만
너무나도 가슴이 메어질 것 같았습니다.
조만간 전지훈련을 가야 한다는 감독님의 말에
생가슴 앓이 하는 사람마냥 한숨만 나오고,
기숙사 비용, 급식 비용, 코칭 비용을 위해
이것 저것 설명을 하시는데
도저히 똑바로 아들을 바라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아이의 성격에
큰 내색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가 열심히 하겠다는 아들을 보니
더 마음이 시려오는건 애비된 제가 감당 해야 할 몫인거겠죠.
비록 제가 배앓이로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가슴으로 품고 지금까지 곧게 키워온 아들입니다.
“희망 지원”이라는 도구에 기대어서라도
아들의 앞길의 시작을 돕고 싶습니다.
저의 춥고 배고픔은 얼마든지 참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없으면 굶고, 힘든거 이 악물고 버티면 됩니다.
하지만 자식의 시작에
최소한이라도 해 줄 수 있는 것은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